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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길 건물 

빌딩을 매입하고자 한다면 보통 6개월 이상은 꾸준히 공부한다. 중개법인에서 매물 자료를 받아 공부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에 직접 가 보는 것이다. 한 번 보는 것이 여러 번 듣는 것보다 낫다고 했다. 건물 자료에서 볼 때는 굉장히 좋아 보여도 막상 가 보면 예상과 다른 경우가 있다. 또한 현장에서만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이 있기도 하다. 그러면 빌딩 답사를 하러 갈 때 확인해 보아야 하는 목록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빌딩의 입지 

빌딩의 수익률은 입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예상을 벗어나 수익률이 높은 건물이 있기는 하지만 예외는 극히 드물다. 좋은 입지는 어떤 곳인가.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그리고 유동인구의 주요 동선에 위치해 있어야 한다. 유동인구의 연령대는 어떤지 파악해야 하며 시간대별로 유동인구를 체크할 필요도 있다. 나의 지인은 계수기를 들고 가서 몇 시간씩 유동인구를 파악하는 정성을 보이기도 했다. 보통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을 끼고 있으면 좋은 입지이지만 사람들이 머물지 않고 지나가는 동선일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2. 상권 파악 

관심있는 건물이 어떤 상권에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피스가 많은 곳인지, 아파트 인구가 많은 곳인지, 아파트는 적지만 1인 가구가 많은 빌라 밀집 지역인지 등에 따라 건물을 매수하는 전략도 달라진다. 배후 단지의 규모와 그들의 경제 수준을 파악하고 그들이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도 파악하면 좋다. 개인 차량 이용이 많은 배후세대라면 차량의 주동선도 파악해야 한다. 

 

3. 건물의 상태 

 

1) 건물의 외부 

건물의 컨디션이야말로 현장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내용이다. 자료에서 보는 준공년도와 사진만으로 건물을 파악하기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리고 부지런히 현장에서 건물을 파악하는 습관을 들여야 어떤 건물이 좋은 건물인지 볼 수 있는 눈도 생긴다. 건물에 도착하면 먼저 옥상에 올라가서 주변 환경을 살피는 게 좋다. 주변 환경은 어떤지, 관공서나 학교가 가까이 있는지, 유해 업소는 없는지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어떤지 파악하라. 사람들이 다니기에 괜찮은 위치에 있는지, 몇 미터 도로에 접하고 있는지도 살핀다. 건물 외관 상태는 어떤지, 벽에 균열이 난 부분은 없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2) 건물의 내부 

내부에도 균열이 있는지 살핀다. 방수나 누수의 흔적도 확인하고 건물에 방수 처리를 했다면 언제 했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건물 입구와 주차장 입구는 어디에 위치했는지 본다. 사람들과 차가 드나들기에 괜찮은 위치에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어떤 건물은 주차장이 있어도 입구가 진입하기 어려운 곳에 있어서 주차장의 역할을 못하는 건물도 있다. 주차장이 있다면 자주식인지, 기계식 인지도 체크해야 한다. 기계식 주차장일 경우 꾸준히 점검하면서 관리했는지, 현재는 사용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건물 내부에 들어가서 기둥 위치는 어디에 있는지 보고 임차인을 들일 대 지장이 있을지 파악해야 한다. 기존에 인테리어가 되어 있다면 건물을 매각할 때 임차인이 원상복구를 해 주기로 계약서에 약속해 놓은 것이 있는지 확인한다. 

 

3) 건물의 시설 

건물은 몇 년도에 준공되었는지, 엘리베이터는 있는지, 엘리베이터가 있다면 얼마나 사용했는지, 최근에 점검은 언제 했는지 파악한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작은 평수의 건물은 엘리베이터 유무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따져봐야 한다. 간혹 엘리베이터가 없는 채로 임차인을 들이는 게 더 나을 때도 있다. 그리고 옥상에도 올라가서 테라스 등으로 활용 가능한지 살핀다. 

 

4. 임대현황 

건물 층별로 어떤 임차인이 들어와 있는지, 임대료가 미납되어 있는 것은 없는지 확인한다. 입지가 좋아도 임대료가 몇 달씩 미납되고 있다면 건물을 매입한 후에 골치가 아프다. 임대료 미납이 있는 경우, 어떤 사정으로 미납되어 있는지 파악하고 매도인이 임차인 명도를 해 줄 수 있는지 협의해 보는 게 좋다. 

 

5. 빌딩 시세 확인 

요즘은 건물 매가를 알려주는 웹사이트가 다양하여 시세 확인하기가 좋다. (밸류맵, 디스코, 네이버 부동산 등) 웹상에 건물 매가가 나와 있지 않은 것은 그 주변의 부동산 몇 군데에 문의하면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부동산 여러 곳에 동일한 건물을 문의할 경우 부작용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부동산 사장들이 건물 주인에게 전화해서 매수 문의가 있었다고 여러 번 연락이 가게 되면 주인은 자신의 건물이 인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건물을 팔 생각을 거둬들이기도 하고 건물의 매가를 올리기도 한다. 그러니 여기저기 다니면서 너무 자주 물어보는 것은 건물을 매입하는 데 도움이 안 될 때가 있다. 평상시에 여러 중개법인 담당자와 친하게 지내면서 꾸준히 건물 정보를 받아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온라인상에 나와 있는 매물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파악하고 있는 것인데 담당자들과 자주 연락하면서 지내면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매물 정보를 받을 수도 있다. 

 

6. 추가 tip : 한 건물을 파악할 때 최소한 4번은 답사를 가라. 

답사는 평일 낮, 평일 밤, 주말 낮, 주말 밤 이렇게 4번 정도는 가 보는 것이 좋다. 주간과 주말의 유동인구, 낮과 밤의 유동인구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다. 사람들이 많이 들르는 상가는 어디인지, 많은 사람들이 향하는 방향은 어디인지도 봐야 한다. 

 

이 정도 파악했다면 그래도 현장에서 답사할 것은 거의 다 한 것이다. 건물은 아파트와 달리 건물마다 입지도, 컨디션도, 임차 상황도 매우 다르기 때문에 어떤 건물에 투자해야 하는지 파악하기가 어렵다. 그렇지만 꾸준히 현장 답사를 다니다 보면 좋은 건물을 파악하는 눈이 서서히 생긴다. 6개월 이상 꾸준히 위의 목록에 맞추어서 공부하면 부동산 투자에 도움이 될 것이다.